시의 동산/시평 46

전남매일 김미경의 시 이야기 -나사/ 송승환

나사 송승환 산과 산 사이에는 골이 흐른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골과 왼쪽으로 돌아가는 산이 만나는 곳 에서는 눈부신 햇살도 죄어들기 시작한다 안으로 파고드는 나선은 새들을 몰고 와 쇳소리를 낸다 그 속에 기름 묻은 저녁이 떠오른다 한 바퀴를 돌 때마다 그만큼 깊어지는 어둠 한번 맞물리면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떠올랐던 별빛마저 쇳가루로 떨어진다 얼어붙어 녹슬어 간다 봄날 빈 구멍에 새로운 산골이 차 오른다 제 10회 문학동네 신인상 당선작 * 시평 http://www.jndn.com/article.asp?aid=1747294363409611206 김미경의 시 이야기-나사나사 송승환 산과 산 사이에는 골이 흐른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골과 왼쪽으로 돌아가는 산이 만나는 곳 에서는 눈..

전남매일 김미경의 시 이야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박노해중략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그토록 강렬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어디를 둘러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무력할지라도 끝끝내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최후의 한 사람은최초의 한 사람이기에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충분한 것이다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삶은 기적이다인간은 신비이다희망은 불멸이다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박노..

전남매일 김미경의 시 이야기 -감자의 둥지 / 안광숙

감자의 둥지  안광숙  땅속 깊은 곳까지 봄을 심은 건 누구일까  산책 나온 달이 갓 출산한 감자꽃에 머물다 가는 밤  하얀 스위치 같은 저 꽃잎을 켜서 줄기를 타고 내려가면  알 밴 감자들이 세들어 살고 있을거야  둥근 알들끼리 툭, 하고 어깨를 부딪혀도  상처가 나지 않아 마데카솔이 필요없는 땅속 마을  날카로운 아카시아 뿌리가 신경줄기를 건드려도  거참, 너털웃음 한번 웃고 나면  맛나게 풀리고마는 순박한 이들의 터,  저 깊은 땅 밑에도  흙으로 막걸리를 빚어 미소를 틔워주는 지렁이가 있고  짠눈물과 더 고소하게 퍼져가는 사랑이 자라난다  언제부터인지 내가 서 있는 땅이 꼬물거린다  땅속의 소식을 알려주듯  갈라진 뒷굽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올라오는  따스한 이야기가 사는 마을  장난치던 바람이 ..

전남매일 김미경의 시 이야기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고독 / 손택수

http://www.jndn.com/article.asp?aid=1738832435403453206 김미경의 시 이야기-장대높이뛰기 선수의 고독장대높이뛰기 선수의 고독손택수착지한 땅을 뒤로 밀어젖히는 힘으로 맹렬히 질주하다강물 속의 물고기라도 찍듯 한점을 향해 전속력으로 장대를 내리꽂는 순간,그는 자신을 쏘아올린 지상과www.jndn.com

전남매일신문 김미경의 시 이야기- 희망은 깃털달린 새/에밀리 디킨슨

http://www.jndn.com/article.php?aid=1736408278402033206 김미경의 시 이야기-희망은 깃털달린 새희망은 깃털달린 새 에밀리 디킨슨 희망은 깃털달린 새 영혼 속에 자리 잡고 앉아서 가사 없는 곡조 노래 부르며 전혀 그칠 줄 모른다 강풍 속에서도 더욱 달콤한 소리 아무리 심한 폭풍도 많은www.jnd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