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시인
예언자는 특별한 재능이나 영감을 지닌 사람이 세상이 되어 가는 먼 앞날의 일을 미리 말하여 민중을 일깨우는 일을 했지마는
오늘날 같이 과학이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에 있어서도 그러한 예언의 기능은 현대의 시인에게는 더욱 더 많이 그리고 더 무겁게 떠맡겨져 있다.
옛날 사람들은 시인을 예언자 또는 초 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현대의 영국 시인 데이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실, 여러분이 구약성서를 읽어 보면 히브리의 많은 예언자들이 시인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중략.
과학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 와서,
시는 점점 민중과는 멀어져 독자를 잃어가고 있고 그만큼
시가 외로와지고 그 기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시의 예언적, 또는 문명사적 가능과
시의 존재 이유가 더욱 중대되어 가고 있다는 역설적이 사실도
눈감고 넘겨서는 안 될 줄 안다
그것은 마치
일반적으로 종교와는 대립적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는 과학 문명이 발달 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그만큼 우주의 불가사의 하고 신비스러운 영역이 넓어져 가고
따라서 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증대되어 가고 있는 현상과 같다고 하겠다.
현대가 시를 요구하는 몇 가지 중요한 상황을 들어 본다.
첫째
현대 사회의 분화, 전문화 현상을 들 수 있다. 과학 문명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현대 사회의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는 각 분야가 전문화의 경향을 띠게 된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옛날 그리이스 시대에는 ‘철학’ 이라고 하면, 그 속에는 ‘과학’ 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그렇게 볼 수 없다.
19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인 콩트(Auguste Conte 1798-1857) 는 실증주의에 의하여 ‘과학의 세계’ 를 세웠는데 그 체계는 1 수학, 2천문학, 3물리학, 4화학, 5생물학, 6사회학이다.
이 체계에서 주목되는 점은 ‘심리학’ 이 빠져 있는 점인데,
콩트는 생물학에 심리학이 포함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심리학은 생물학과 명백히 다른 분야로서 독립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심리학 자체도 아동 심리학, 교육 심리학, 민족 심리학, 정신 분석학
등으로 세분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갈라져 나가고 있는 현상에서 특히 주의해야 갈 점은, 갈라져 나가고 있는 각 분야는 서로의 연관성을 잃고 분열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각 분야도 전문화되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나,
각 분야 사이에 아무런 연결이 없고 그것들을 통합해 보려는 시도가 없는 점은 바로 현대 문명 사회의 큰 맹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이같이 토막토막 분화되어 가고 있는 문명 사회를 전면적으로
살피고 근원적인 입장에서 통합해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가장 좋은 것이 문학, 특히 ‘시’ 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분열되어 가는 현대 문명 사회를 전면적으로 관찰, 파악하고
그것을 어떤 근원에서 서로의 관련성과 질서를 찾고 통합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문학, 특히 현대시에 맡겨진 매우 중요한 구실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단절의 극복이야 말로 현대시의 문명사적 역할의 하나일 것이다.
발췌: 오늘의 시 작법 중에서
노트정리
현대에는 각 분야가 세밀하게 전문화 되어가고 있고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각 전문 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려고 바삐 달려가고 있는듯 하다.
그러나 보니 사람들의 소통은 막히고 감성과 정서는 사라져 가고
이성과 물질의 세계만이 더욱 나타나게 되어 스트레스를 더욱 많이 받는것 같다 ..
그런데
각 민족과 국가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하나가 될수 있는 부분은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정서와 감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바로 그 방법들 중의 몇가지가 노래와 시 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의 시인이 해야 할 일이 단절을 극복이라는
것이라고 마음속에 가져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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